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아파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‘학세권(학교가 가까운 곳)’이 인기다. 초·중·고 등 교육시설이 가까운 곳에 3040세대가 모여들고 있다.

21일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청약 당첨자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30~60세 청약 당첨자 11만148명 중에서 30~40세 당첨자는 약 79.5% 8만7617명이었다. 노년층인 50~60세 당첨자는 25.7%인 2만2531명이었는데 3040 당첨자가 3배가량 많았다. 특히 세대별 청약 당첨자 비율은 30대가 5만7307명으로 절반 이상인 52.0%였다. 40대는 27.5%인 3만310명이었다. 50대와 60대는 각각 13.7%(1만5079명), 6.8%(7452명)로 조사됐다.

3040세대가 분양 시장의 핵심 수요층이 되면서 청약 시장에서는 학교와 가까운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.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(1월~3월) 1순위 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모두 학교가 도보권 내에 있는 단지였다.

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가 1위를 차지했는데 이 단지 인근에는 원촌초와 원촌중이 있다. 대구에서는 ‘대구 범어 아이파크’가 이례적으로 두 자릿수 경쟁률인 15.3대 1을 기록했다. 이 아파트 근처에는 동산초, 동도초, 황금중 등이 있다.

매매가에도 학세권의 영향력이 크다.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춘천시에 있는 ‘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’는 지난 2월 전용면적 84㎡(약 25평)가 8억원에 거래됐다. 2022년 6월 입주 당시 매매가는 6억원에 불과했는데 1년 8개월 만에 2억원이 오른 것이다. 이 단지 주변에는 춘천고와 춘천초·중, 남춘천 초·중, 남춘천여중, 춘천교대부설초 등이 밀집돼 있다.

학세권 단지는 다양한 보육·교육 관련 시설이 많아 자녀 양육을 위해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. 일단 학교가 있으면 유흥업소 등 유해시설이 들어서기 어려워 쾌적한 주거 환경이 조성된다. 이런 이점 때문에 어린 자녀가 있는 3040세대 수요자들이 학세권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.